노란색 수인번호…박근혜 수감생활은?
31일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45분쯤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이 구치소엔 현재 최순실씨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주요 혐의자들이 수감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미결수'가 된 박 전 대통령은 일반 피의자들과 똑같은 입소 절차를 밟았다. 이름·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신체검사와 건강검진을 받았다. 입고 온 옷과 신발, 휴대한 소지품은 모두 영치했다. 올림머리에 사용한 실핀도 빼서 맡겼다. 이어 수의로 갈아입었다. 여성 미결수에게 제공되는 연두색 겨울용 수의다. 구치소에서는 4월 중순까지 동복을 입는다. 수의 왼쪽 가슴 부분에는 수인번호로도 불리는 '수용자 관리번호'가 새겨져 있다. 최순실의 수인번호는 노란색 바탕에 '서울㉯628'이다. 노란색은 요주의 인물을 뜻하는 '관심 수용자' 표시다. 서울은 서울구치소를, ㉯는 공범을 뜻하고 마지막 628이 수용자 번호다. 옷을 갈아 입으면 구치소내 규율 등 생활 안내를 받고 세면도구, 모포, 식기 등을 들고 수감될 방으로 이동한다. 방 위치는 수의 오른쪽 가슴 부분에 표시된다. 서울구치소는 1·2관구 17개 사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사동은 1, 2, 3층으로 되어 있고 각각 상중하로 표시된다. 최순실의 경우 '1상12'다. 17개 사동 중 1사동 3층(상) 12번째 방에 수감됐다는 표시다. 박 전 대통령이 수감될 독방은 6.56㎡(1.9평) 규모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국 교도소 평균 독방 면적의 2배 크기다. 하지만 삼성동 자택(146평)과 비교하면 1/100 수준이다. 독방엔 화장실을 포함해 관물대·책상·TV 등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집기류가 구비돼 있다. 바닥엔 전기 열선이 들어간 난방 패널이 깔려 있어 추위를 피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이보다 더 넓은 공간 확보를 위해 여러 명이 수용돼 있는 공간을 홀로 사용할 수도 있다. 과거 구속됐던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독방에 수감됐다. 다만 전직 대통령의 신분을 감안해 일반 재소자 수용 건물과 떨어져 있는 별도의 건물에 '특수 독방'을 만들어 생활하도록 했다. 다른 재소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막도 설치했다. 1995년 11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노 전 대통령의 독방은 약 11㎡(약 3.5평) 크기로 별도의 화장실과 접견실이 딸려 있었다. 같은 해 12월 안양교도소에 구속된 전 전 대통령은 재소자 여러 명이 함께 쓰던 방을 개조해 혼자 사용했다. 구치소 하루 일과는 오전 6시에 기상해 오후 8시 취침으로 끝난다. 일요일을 제외하곤 하루 45분씩 운동시간이 주어진다. 구치소 내 식사는 4가지 반찬에 국과 밥 등으로 구성된다. 한끼 식사 실비는 1440원이다. 식단은 일주일 단위로 짠다. 일례로 지난 2016년 12월의 경우 목요일 중식은 시금칫국, 오리훈제고기, 오이지무침, 배추김치다. 박 전 대통령의 구치소 첫 식사인 31일 아침 급식메뉴는 식빵·케첩·치즈 등이다. 하루 온수 공급량은 1인 독방 기준으로 1.5리터 정도로 제한된다. 이 물로 식기를 씻고 빨래도 해야 한다. 목욕은 원칙적으로 주 2회 10분간의 샤워만 허용된다. 구치소에 화장품은 반입할 수 없다. 다만 하루 최대 4만 원의 영치금을 사용해 스킨과 로션 등 기초화장품을 구입할 수 있다. 구치소에선 빵과 과자 등 간식거리부터 기초화장품, 속옷 등 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경우 한 달여 간 이 같은 구치소 제품을 구입하는 데 113만 원의 영치금을 사용했다. 정구현 기자 [email protected]